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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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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함을 파고드는 것

4월 3일31
이
이서현

2026년 4월 3일

창업을 꿈꾸게 된 계기를 묻는다면, 거창한 사명감도, 거대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선언도 아니었다. 그냥, 가슴이 뛰었다. 그것이 전부였고, 지금도 그것이 가장 본질적인 이유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나는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길을 먼저 떠올렸다. 좋은 기업에 취직하고,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주어진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 그것이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의 경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경로를 구체적으로 상상할수록,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국은 누군가가 설계한 시스템의 부품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였다.

나는 후자가 더 나에게 맞는 삶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내 손으로 무언가를 설계하고, 실패하면 그 책임도 내가 지고, 성공하면 그 의미도 내가 직접 느끼는 삶. 그것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규칙 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 감각은 구체적인 이유나 계기가 있다기보단 어떤 본능적인 끌림에 가까웠다. 창업을 향한 나의 첫 번째 동기는 그렇게 철저하게 감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가슴이 뛰는다는 감각만으로는 방향이 없다. 방향을 찾는 과정에서 나는 여러 스타트업과 서비스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창업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토스와 캐치테이블은 나에게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두 서비스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낀 감정은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일종의 충격에 가까웠다. 토스를 처음 생각해보면, 그 이전의 금융 이체 서비스는 어땠는가. 공인인증서, ActiveX, 보안 프로그램 설치, 복잡한 인증 절차. 누구나 불편하다고 느꼈지만,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원래 금융은 복잡한 거야"라는 인식이 전반에 깔려 있었다. 그런데 토스는 그 당연함에 의문을 품었다. 왜 송금이 이렇게 복잡해야 하는가? 왜 3분이 걸려야 하는가? 그들은 그 불편함을 30초 안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용자의 불편함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집요함의 문제였다.

캐치테이블도 마찬가지다. 맛집 예약이라는 것은 오랫동안 전화 한 통으로 이루어지는 아날로그 행위였다. 불편하긴 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캐치테이블은 그 작은 불편함의 이면에 숨어 있는 거대한 가치를 발견했다. 식당 입장에서는 예약 관리의 비효율, 노쇼 문제, 테이블 회전율의 손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약 가능 여부를 모르는 불투명함,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예약하기 어려운 불편함, 워크인 형식 대기의 비효율성. 이 양측의 니즈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캐치테이블은 단순한 예약 앱이 아닌, 외식 문화 자체를 바꾸는 플랫폼이 되었다.

이 두 사례를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위대한 창업은 반드시 거대한 문제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체념하고 지나쳐버리는 사소한 불편함, 작은 마찰, 미세한 니즈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포착하고, 그것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능력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재정의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극소수만이 한다. 나는 그 극소수가 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구체적으로 어떤 창업을 하고 싶은가. 아직 하나의 아이템으로 완전히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일상 속 마찰을 제거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사람들이 매일 반복적으로 겪는 불편함, 그러나 너무 익숙해서 불편한지조차 잊어버린 그 순간들을 포착하는 것. 토스가 송금의 마찰을 없앴고, 캐치테이블이 예약의 마찰을 없앴듯, 나 역시 어떤 영역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또한 나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서비스도 수익 구조가 없다면 결국 지속될 수 없다.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그 가치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정교한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창업가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량을 키워 실질적인 창업을 꿈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SPEC 활동은 내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스펙의 활동에서 얻고자하는 것은, 첫째, 실전적인 사고방식을 체득하고 싶다. 창업은 이론이 아닌 실전이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도 실제로 검증하지 않으면 가치를 알 수 없다. SPEC 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가설을 세우고, 시장을 검증하는 방식의 사고를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다. 강의실에서 배우는 창업론과, 실제로 작은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 경험을 쌓고 싶다. 창업은 결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방향을 향해 함께 움직이는 것이 팀 창업의 본질이다.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부딪히고, 조율하고, 때로는 설득하고, 때로는 설득당하는 경험을 통해 나는 진정한 의미의 협업 역량을 키우고 싶다. SPEC에는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 다양성이 나에게는 좋은 학습 환경이 될 것 같다.

셋째, 실패를 안전하게 경험하고 싶다. 많은 창업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더 일찍, 더 많이 실패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창업의 리스크가 극대화된 실제 시장에 나가기 전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작은 실패를 반복하고 그로부터 배우는 경험을 쌓고 싶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복된 도전과 실패를 통해 서서히 형성되는 것이다. SPEC 활동이 그 훈련의 장이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내가 SPEC에 지원하게 된 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준비되지 않은 채로 시작하지 않기 위해서" 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창업에 대한 열정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다. SPEC은 그 단련의 장으로서 가장 실질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창업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험. 멘토링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시각을 얻는 기회. 그리고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 이 세 가지가 내가 SPEC에 끌린 핵심 이유다.

나는 창업을 인생의 "언젠가"가 아닌 "구체적인 미래"로 설정하고 싶다. 그 미래를 현재로 당기기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 가장 밀도 높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SPEC 활동이 그 밀도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 나는 거창한 미래를 약속하는 에세이를 쓰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종종 공허한 선언이 되기 쉽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내가 진짜로 느끼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쓰고 싶었다. 창업을 꿈꾸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슴이 뛰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만들고 싶은 것도 명확하다. 누군가의 일상 속 작은 불편함을 발견하고 그것을 누구보다 집요하게 파고들어 해결하는 서비스. 그것이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이다. 사소함을 무시하지 않는 것.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품는 것. 그리고 그 의문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나는 그 세 가지를 반복하는 창업가가 되고 싶다. SPEC 활동이 그 여정의 중요한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하며, 이 활동에 온 마음을 다해 임할 것을 약속한다.

이
이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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