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만들기
2026년 4월 2일
창업에 대해 생각할 때, 많은 사람들의 고민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먹힐 것인지,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아이디어인지, 다른 아이템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이런 부분들을 따져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창업을 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진다. 나는 창업을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보다는,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 창업 목표는 단순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든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서비스든, 개인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든, 혹은 단순히 사용자의 재미와 도파민 분비를 위한 서비스든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그 서비스를 즐기고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내 서비스를 선택하고, 그 선택이 반복되는 경험을 위해 나는 창업을 꿈꾼다.
이 과정 자체가 하나의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떠올린 아이디어가 단순히 생각이나 공상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현혹시킬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증명이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내 서비스를 고른다는 것은, 결국 나의 사고방식과 아이디어가 타인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에게 창업은 단순히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 나 자신을 증명하는 하나의 방법에 가깝다.
창업을 나 자신의 증명으로써 생각한다는 점이 조금은 오만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람들이 행동하는 기본 원리는 결국 인정 욕구이다. 자신의 재능이나 노력이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바라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미래를 위해 애쓴다. 어릴 때부터 쌓아올린 것들을 인정받고, 그에 맞는 직급이나 급여를 받는 것이 사회에 나가는 목적이다. 이처럼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 역시 본인의 능력과 아이디어를 남들에게 인정받고, 이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나는 SPEC 활동에서 아이템 그 자체보다도, '사람'과 '관점'을 더 기대하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는 그저 책상 위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사소한 대화 속에서, 혹은 관심 없던 다른 분야의 이야기를 듣다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환경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은 같은 캠퍼스나 같은 학과의 학생들하고만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일정한 생각의 틀 안에서만 사고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 예체능부터 공대까지 다양한 진로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이 SPEC에서의 기회가 더더욱 소중하다고 생각이 든다.
특히 서로 다른 전공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을 때, 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 내가 막혀 있던 문제도 누군가에게는 전혀 다른 접근으로 쉽게 해결될 수 있고, 반대로 내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일 수도 있다. 이런 차이가 쌓일수록 아이디어의 깊이도 자연스럽게 확장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창업은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획,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고,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내가 이 점을 가장 절실히 깨달은 건 고등학교 때 친구 한 명과 함께 게임 개발을 시도했었을 때이다. 그때는 단순히 게임 스토리와 메커니즘만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게임 개발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니 캐릭터 디자인, 배경, 일러스트, 음악, 마케팅 등 수많은 기술들이 필요했다. 게다가 게임 개발보다 훨씬 복잡한 창업은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SPEC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공간을 넘어서,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혹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경험 자체가 창업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지원 계기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처음에는 ‘창업을 배우는 동아리’라는 점에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전 기수의 활동 모습들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세미나, 팀 활동,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단순히 형식적인 활동이 아니라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큰 자극과 경험을 주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특히나 더 인상 깊었던 점은, 그 활동들이 단순히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이라기보다 ‘경험 그 자체’에 의미가 있어 보였다는 것이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고, 생각을 공유하고,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과정. 이런 경험은 단순한 스펙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역시 그 안에 직접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SPEC에서 거창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더 본질적인 경험을 하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을 배우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체화해보는 과정 자체를 경험하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인지를 스스로 확인해보고 싶다.
결국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한 서비스 하나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SPEC은 그 가능성을 실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느꼈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내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실제로 끝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창업은 정답이 있는 과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결국 선택받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나뉜다는 점이다. 나는 그 차이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단순히 결과를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SPEC은 나에게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나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하나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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