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놀이라는 비싼 취미
2026년 3월 4일
창업 놀이라는 비싼 취미
6개월이 지났다. 성과도, 매출도, 숫자 하나 없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가 됐다.
나는 지금 창업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창업 흉내를 내고 있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이 질문이 두렵다.
왜냐하면 정직하게 들여다볼수록 후자에 가까운 것 같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쏟았고, 시간을 갈았고, 돈을 태웠다.
그런데 남은 게 없다.
아니, 정확히는 — 껍데기는 그럴듯해졌는데, 본질이 없다.
쌓이지 않는다.
다음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6개월이 완전한 낭비였다고 결론 내리는 건 또 다른 도망이다.
자기혐오는 반성처럼 보이지만, 사실 행동을 미루는 가장 세련된 방법이다.
'나는 형편없어'라고 충분히 자책하고 나면, 마치 그것으로 뭔가를 갚은 것 같은 착각이 생긴다.
그리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나는 지금 그 함정도 피해야 한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다.
창업 놀이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를 계속 물으면서, 그 질문이 불편할수록 더 본질 쪽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
답이 나올 때까지가 아니라 — 그냥, 계속.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붙들고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방향이 맞다면 — 가는 길이 어떤 길이던 목적지에는 언젠가 도착한다.
이건 낙관이 아니라, 그냥 버티기 위한 원칙이다.
스톡데일이 하노이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건 낙관 때문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 전엔 나갈 거야'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먼저 죽었다.
그는 다만, 결국엔 나간다는 것만 믿었다. 시점 없이.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는다.
창업을 계속하는 한, 디폴트로 깔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 시점을 묻지도 정하지도 않는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지금 해야 할 것만 한다.
아직 모르겠다.
그릇이 되는지도. 될 수 있는지도.
그래도 — 계속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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